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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고로야 고마워

 

- 오타니준코 /오늘의책

1977년 여름, 일본 아와지시마 섬에서 기형 원숭이의 실태를 촬용하던 한 사진작가가 어미에게서 버림받은 새끼원숭이 한 마리를 집에 데리고 간다. 사진작가의 가족은 팔다리가 없는 그 원숭이에게 다이고로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가족의 막내로 받아들인다. 며칠 안에 숨질 것만 같았던 다이고로는 그들의 헌신적인 보살핌을 받으며 2년 4개월의 짧은 생애를 보낸다. 장애를 안고 태어났지만 꿋꿋하게 살아간 원숭이와, 동물을 키우며 사랑을 실천하는 한 가족의 휴머니즘. 생명의 빛을 전하는 포토 에세이!

"생명은 어떻든 아름답고 존귀한 거야"

1977년 7월. 일본 후지TV에 근무하던 사진작가 오타니 에이지는 아와지시마 섬의 환경오염 실태를 취재하러 갔다가 팔다리가 없는 새끼 원숭이 한 마리를 발견하고 집에 데려온다.

신장 17㎝, 체중 300g의 작은 원숭이는 그 때부터 자신의 운명과 미래를 오타니씨 가족에게 맡긴다. 이 책은 꼬마 원숭이 다이고로가 그 후 폐렴으로 죽어 오타니씨 가족을 떠나게 되기 까지 2년4개월 간의 생활을 담은 실제 기록이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다이고로가 한 일은, 다리가 없어 걷지 못하니 죽을 때까지 아무 데나 똥과 오줌을 싸는 것이었고, 손이 없으니 주인 가족이 먹여주지 않으면 어떤 음식도 먹지 못해 늘 성가시게 하는 것이었으며, 털 속에 진드기를 숨겨와 온가족이 몸을 긁적이게 만들고, 오타니씨의 네살 짜리 막내딸 마호(진수)를 생존경쟁 대상으로 삼아 끊임없이 다투고 울리는 것이었다.

그런 다이고로와의 짧은 인연을 기록한 이 책의 제목은 역설적이게도 [다이고로야, 고마워]다. 하지만 자식을 키워본 부모라면 그 역설에 고개를 끄덕인다. 무력하게 자신의 존재를 맡겨오는 아기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그 어린 생명이 있는 힘을 다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느끼는 고마움. 비록 인간은 아니지만 다이고로 또한 ‘머리통 하나 몸뚱이 하나’ 만 갖고 치열하게 삶의 의욕을 불태운다. 딸만 셋인 집이어서 ‘욕탕 동지’가 없던 오타니씨와 남자 대 남자로 목욕도 하고, 크리스마스때는 막내 아들인 자신에게도 선물받을 권리가 있음을 주장하고, 수많은 실패 끝에 똑바로 서는데 성공해서 작은 감동을 선물한다.

그 불구의 육신이 펼치는 드라마를 지켜보며 오타니씨 다섯 식구는 생명의 존귀함, 살려고 하는 의지, 이 땅을 나눠 살 권리가 있는 짐승들을 위한 환경보호 활동의 중요성 등 수많은 가르침을 배웠다. 다이고로의 죽음은 오타니씨 부부의 인생행로에도 영향을 줘 장애인을 위한 여관까지 만들게 한다. 그래서 오타니 가족은 불쌍한 이 원숭이가 고마웠던 것이다. 사랑없는 세상에서 경쟁만 강요당하며 살다 보니 왕따는 알아도 깊고 은은한 정을 모르는 우리 청소년들. 다이고로는 그 강퍅해진 마음에도 한 줄 온정을 던질 고마운 원숭이가 될 것이다.


인간과 동물 간의 따뜻한 혼의 교류가 담긴 포토 에세이

1977년 여름 일본 아와지시마 섬. 후지TV에 근무하면서 환경 오염의 실태를 추적하던 사진작가 오타니 에이지는 아와지시마 섬 원숭이 센터에서 팔다리가 없는 새끼원숭이를 발견한다. 어미에게 버림받은 새끼원숭이는 극심한 가사 상태로 수풀에서 뒹굴다가 발견되어 원숭이 센터에서 보호를 받고 있었다. 에이지는 새끼원숭이가 얼마 못 살 거라 판단하고 기록사진을 찍어 두기 위해 도쿄의 집으로 데리고 돌아온다.

에이지의 아내 준코와 세 딸 세이코(聖子), 가즈요(一世), 마호(眞惠)는 팔다리가 없는 새끼원숭이의 출현에 당황한다. 그들이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풀어본 꾸러미 안에서 나온 것은 건어물처럼 생긴 기형 원숭이였다. 그러나 놀람은 잠시뿐, 가족은 오뚝이를 닮은 새끼원숭이에게 호기심과 애정 어린 관심을 보이며 "건강하게 살라"는 뜻에서 다이고로(大五朗)라 이름 짓는다. 이때부터 2년 4개월간, 기형 원숭이 다이고로와 오타니 가족의 짧지만 잊지 못할 아름다운 이야기가 이어진다.

[다이고로야, 고마워]는 장애를 안고서도 삶에 대한 도전을 포기하지 않은 기형 원숭이 다이고로와 오타니 가족의 실화를 담은 책이다. 환경 오염과 직업병 문제에 관심을 갖고 사진 활동을 펼쳐온 오타니 에이지는 이 책에 다이고로를 발견했을 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를 생생한 사진으로 담아냈다. 그의 아내 오타니 준코는 이 책의 서술을 맡았으며, 에이지를 비롯해 세 딸도 참여하여 다이고로와 함께 한 2년 4개월을 추억 어린 문장으로 기록했다.

오타니 가족은 다이고로를 한가족으로 받아들여 가족간의 끈끈한 정을 나누었으며, 그들의 모습은 동물과 인간 간의 따뜻한 영혼의 교류를 보여준다. 다이고로와 오타니 가족의 아주 특별한 사연은 1980년 에이지가 근무하던 후지TV에서 〈날아라 다이고로〉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어 일본 전역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각종 언론매체에 보도되고 어린이를 위한 만화로 만들어지는 등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이고로가 죽은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 갈수록 더해지는 환경 오염과 생명 경시 풍조 속에서 다이고로와 오타니 가족이 보여준 생명 존중의 메시지는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인간의 활동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 인간과 인간 이외의 동물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와 고귀함, 바람직한 가족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살아 있다는 현실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다이고로가 오타니 가에 처음 왔을 때 키는 17센티미터, 몸무게는 불과 300그램이었다. 다이고로는 우유를 면봉에 적셔 입에 대어주어야 가냘픈 숨을 몰아쉬며 겨우 조금씩 우유를 넘겼다. 다이고로가 오타니 가에 온 지 이틀째 밤, 밤새 삑삑거리며 울던 다이고로는 준코 부인의 품에서 엄마의 체취를 느끼고서야 잠이 든다.

준코 부인은 품안에서 잠든 다이고로를 바라보며 임신 5개월 때 유산된 사내아이를 떠올린다. 그녀는 여덟 살 때 히로시마에서 원폭 투하를 경험했고, 이때 소중한 이들을 잃은 아픔이 있다. 그녀는 유산된 아이가 만약 태어났다면, 혹시 다이고로처럼 장애를 가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때부터 준코 부인은 다이고로에게 아낌없는 애정을 쏟는다. 그녀의 필사적인 간호와 헌신적인 사랑은 다이고로에게 모친의 사랑을 가르쳐주기에 충분했다.

다이고로는 오타니 가족의 정성 어린 간호로 조금씩 건강을 회복했다. 조금씩이었지만 몸도 크고 체력도 붙었다. 다이고로는 처음에 몸을 가누지 못해 하루 종일 천장만 바라보며 누워 지냈지만, 어느 날인가 몸을 조금씩 옴지락거리면서 뒤척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은 매일 포기하지 않고 이어졌다. 구르기에 성공하더니 의자를 짚고 일어서고, 테이블 위를 기어오르기도 했다. 다이고로는 몇 번이나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면서도 의자 위를 되풀이 오르내렸다. 손목이 없으면 팔꿈치로 대신했고, 몸의 탄력을 이용했다. 그리고 결국 다이고로는 인형을 짚고 일어서더니 드디어 걸음마를 시작했다. 불편한 몸을 극복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법을 터득한 것이다.

"다이고로는 늘 무엇에 도전했다. 우리가 다이고로와 함께 살지 못했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을 몰랐을지도 모른다. 다이고로는 자신의 장애에서 결코 도망치지 않았다. 나는 견디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다이고로를 생각한다. 그리고 강해져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꿋꿋하게 살아야 한다고 새삼 다짐한다." (가즈요)
- 본문 72쪽

그러나 모든 일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다이고로에 대한 사랑은 때로는 가족간의 갈등을 낳기도 했다. 한창 어리광 부릴 나이(당시 네 살)인 마호는 엄마를 독점하기 위해 다이고로와 서로 다투기도 했다.

"엄마는 잠자기 전에 언제나 책을 읽어주셨는데, 이럴 때면 다이고로는 심술을 부리며 나를 물려고 해서, 엄마는 다이고로 쪽을 바라보고 내게 등을 보이면서 책을 읽어주셨다. 나는 슬퍼서 엄마가 어떤 책을 읽어주셨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마호) 본문 22쪽

그래도 다이고로와 마호는 가장 가까운 친구였다. 다이고로는 마호가 엄마에게 꾸중을 듣거나 친구와 다투고 와서 울 때면 곁에서 진심으로 위로해주었다. 그것이 재미있어 마호가 가짜로 우는 척을 하다 들통 났을 때 다이고로는 토라져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다.

또 다이고로는 야생의 습성을 버리지 못해 크게 애를 먹였다. 일본원숭이는 선천적으로 똥오줌을 가리지 못했다. 다이고로도 마찬가지여서 하루 종일 보살핌이 필요했다. 그러나 다이고로를 돌보는 일은 가족에게 서로 돕고 위하는 법을 배우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과 함께 생활한 다이고로는 스스로 인간이라 생각했다. 다이고로는 야생동물이면서도 표정이 풍부했다고 하며, 이 책에 실린 사진에서 보이는 표정도 놀라우리만치 인간과 닮았다. 원래 다치거나 병든 동물을 보호할 때는 나중에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낼 때를 생각해서 인간과 너무 가까운 생활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다이고로는 어미에게 버림받은 처지로 처음부터 돌아갈 곳도 없었다.

죽음, 그리고 유후인에서 시작한 제2의 인생

장애를 지닌 사람도 편히 쉴 수 있는 여관 "오모야"를 세우다
다이고로가 오타니 가에 온 지 2년 4개월째, 일본의 전통 축제인 시치고산을 지내고 며칠 뒤 다이고로는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다. 원인은 폐렴이었다. 오타니 집안에서 다이고로는 장남이자 막내였다. 사진작가 오타니 에이지가 지금도 딸을 부를 때 가끔 다이고로라고 할 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들 가족에게 다이고로가 어떠한 의미였는지 알 수 있다.

다이고로가 죽고, 오타니 에이지가 정년을 맞자 그들 부부는 에이지의 고향인 유후인으로 갔다. 그리고 오이타 현 벳푸 시 근처의 온천 휴양지인 그곳에서 장애인이 편히 쉴 수 있는 여관 오모야(母屋, 사전적으로는 종갓집, 종가, 본점을 의미하는 말인데, 오타니 부부는 손님들이 마치 집에서 머무르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가족적이고 편한 여관이라는 뜻에서 이렇게 이름을 지었다 한다)를 세웠다.

평소 장애인운동에 참여해온 이들 부부는 장애인을 받아들이는 휴양시설이나 숙박시설이 매우 드물다는 것을 알고, 언젠가 장애인도 편히 쉴 수 있는 여관을 세우려는 꿈을 지니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지금도 유후인에서 일본 전통음식을 제공하는 요리여관 오모야를 운영하며 생활하고 있다.

생명 경시 풍조에 대한 소리 없는 고발

오사카대학 인간과학부 교수인 니기 히데오(和秀雄)의 해설에 따르면, 다이고로가 살아간 1970년대에는 일본 전역에서 팔다리가 굴절되거나 이상하게 변형된 원숭이가 연이어 발견되었다고 한다. 원인은 정확하게 발견되지 않았지만 난개발, 농약 살포, 공장 폐수 등 환경 파괴에 따른 영향으로 추측된다. 오타니 에이지는 1971년 오이타 현에서 처음으로 기형 원숭이를 접하고, 그 후 6년 동안 전국의 야생 원숭이 공원에서 빈번히 발생했던 기형 원숭이를 쫓아다니며 카메라로 기록하는 일에 몰두했다. 그리고 6년 후 중증 장애를 지닌 새끼 원숭이를 만났는데, 그것이 바로 다이고로였다. 다이고로의 실체는 과학을 맹신하고 생명을 경시한 인간의 오만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오타니 에이지가 이 책에서 렌즈를 통해 전하고자 한 것은 생명의 존엄함이다.
다이고로의 생애를 기록한 이 책은 위압적으로 인간의 활동을 고발하거나 환경 문제를 경고하지는 않는다. 단지 겸허하게 인류의 활동을 되돌아보게 한다. 기형 원숭이 문제, 가족 본연의 모습, 사회적인 주제를 크게 외치지 않고, 오히려 우리들에게 조근조근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공감과 감동을 부르는 요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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